My 2022 annual review

What went well this year?

영어공부

계획한 대로 빠짐없이 거의 매일 영어공부를 했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365일 동안 하루 평균 두 시간 정도 영어공부에 썼습니다. 작년 9월쯤부터 아웃풋 훈련에도 무게를 두어 진행 중이고, 인풋과 아웃풋 가릴 것 없이 시간 날 때마다 영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외국에 유학 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충분히 유학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2023년에는 영어공부가 아니라 영어로 사는 삶을 목표로 라이팅과 스피킹을 일상화하고자 합니다. 그 일환으로 작년 말에 구상했던 영어 팟캐스트를 1월 중에 시작할 예정입니다. 어떤 방식이 되었든 간에 다른 사람과 영어로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자 합니다.

글쓰기

메모를 통해 생각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의 재미와 효과를 체감한 한 해입니다. 지난 1년 동안 600개의 메모를 했고, 60여편의 글을 썼습니다. 한 권의 브런치북을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에도 글쓰기 목표를 잡고 모니터링은 했지만, 올해처럼 글감을 체계적으로 모아서 쓴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글쓰기 습관 지속이 제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입버릇처럼 내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 내보고 싶다고 말해 왔는데, 매일 글감을 모으고 매일 쓰다 보면 언젠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2023년에도 매주 한 편의 글을 발행할 생각입니다.

프리랜서로서 시간관리를 잘 했습니다. Toggl에 시간 사용을 기록하면서 일과 영어공부 및 글쓰기의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했습니다. 프리랜서의 일이라는 게,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불안정함이 디폴트입니다. 일이 많을 때는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이동하는 차 안이나 클라이언트 기다리는 시간, 아직 아무도 깨지 않은 이른 아침 시간, 애들이 모두 잠든 저녁 시간 등 틈새 시간을 활용해 영어공부와 글쓰기를 진행했습니다. 일이 없을 때도 영어공부와 글쓰기를 하면서 커리어가 불확실한 데 따른 불안을 다스렸습니다. 영어공부와 글쓰기는 불안을 완화하고 통제감과 숙달감을 되찾기 위한 저만의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양육

작년 연말 결산 글 에서 토로하였듯이 상담을 계속하는 게 맞나, 내가 상담을 받아야 되는 것 아닌가 고민할 정도로 양육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작년 6월경 풀타임 직장을 퇴사하면서 심적으로 부담이 많아지는 만큼 아직 어린 둘째한테 욱하게 되는 때가 많았습니다. 올해 여름까지 비슷했으나 어떤 사건을 계기로 대대적인 각성을 하고, 저의 잘못된 행동을 낱낱이 셀프 모니터링하면서 의도적으로 제 바닥과 마주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끼지만,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많은 행동 개선이 있었고, 미래의 나 자신이나 둘째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고자 앞으로도 이 추세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What didn’t go so well this year?

휴식과 운동

휴식이 전혀 없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도 많았습니다. 작년처럼 운동 모니터링을 꼼꼼하게 하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체력도 더 안 좋아진 느낌이 있습니다. 일을 하든 영어공부를 하든 지속성 있게 일정 수준의 아웃풋을 내기 위해서는 휴식과 체력이 필수적입니다. 내년에는 운동 모니터링을 다시 꼼꼼하게 할 것입니다. 또한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자체가 고문과 다름 없다 하더라도, 현재 누적일수 34일차 진행 중인 명상을 내년에도 간헐적이나마 이어갈 생각입니다.

목표가 있는 글쓰기

매주 한 편씩 쓴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주제를 특정한 것은 아니라 글쓰기의 초점이 명확하지 않았던 감이 있습니다. ‘메모하기’라는 내용으로 수렴되는 글을 묶어서 브런치북을 발간했지만, 각각의 글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주제가 없어서 ‘책’이라고 하기 민망한 느낌도 있고요. 내년에는 타깃이 되는 독자층과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구체화하여 보다 초점화된 글쓰기를 할 생각입니다. 물론 내년에도 브런치북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입상이 목표가 아니라 주제를 정해 써내려간 글을 책으로 발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향후 커리어에서의 방향성이 모호

이 분야에서 제가 뭘 하고 싶은 건지 뚜렷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일에 대한 열정이 전과 같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3년 동안의 병원 수련 기간 포함해서 전문가로서 일한 지 10년차 시점에 이렇게 됐다는 게 애석하지만, ‘이 길을 계속 가는 것이 과연 비전이 있나?’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현재로서는 좋은 답을 내놓기가 어렵습니다. 여전히 전공 스터디를 하고 상담 수퍼비전도 받으며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모든 역량을 현재 커리어에 쏟지 않는 것이 맞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 상태입니다. 현재 커리어와 다소 무관할 수도 있는 어떤 영역에서 매일 제 시간의 20~30% 정도를 할애하며 제게 더 맞는 분야가 어디인지 계속 찾아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영어공부와 글쓰기는 그런 시도의 일환입니다. 불확실한 만큼 두렵기도 하지만 불확실한 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열린 생각을 가지려 노력합니다.

What am I working toward?

삶의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좋겠지만, 전 그보다는 일상을 충실히 살아나가게 하는 일련의 습관 체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에도 올해처럼 불확실/불안정한 상황이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러한 상태가 디폴트 모드임을 받아들이고, 그저 묵묵하게 해야 할 일을 해내는 일상을 살고자 합니다. 그렇게 내적 중심을 잘 잡고 사는 품위 있는새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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