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 영어공부의 최적점을 찾아서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은 염두에 둔 독자층이 누구이고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생각한 후에 의견-근거-예시-제안이라는 글쓰기 틀을 통해 핵심을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돕습니다.

오늘은 이 방식대로 글을 써보려 했는데, 안 하던 방식으로 쓰려니 글 자체가 안 써지네요.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고 해도 적응에 시간이 걸리거나 자신에게 안 맞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특히 영어가 그렇죠. 효과적인 영어공부 방식은 사람 수만큼이나 많고, 한 개인에 따라서도 영어공부의 타이밍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올 한해 영어 아웃풋을 많이 내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리딩과 리스닝에 비해 노력과 시간이 배로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이 때문에 하기 싫다는 마음이 생기고, 날마다 해야 하는 분량을 안 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작가는 좋아하게 만들려다 싫어하게 만드는 것이 실패라고 말하던데, 공감합니다. 최고의 영어공부 방법은 영어공부하기 싫다는 마음이 안 생기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은, 인지심리학 연구들이 입증하듯 어렵게 배우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스피킹과 라이팅을 할 때 내 수준보다 한 단계 정도는 높지만 영어공부가 싫어지지는 않을 만큼의 최적점이 어딘지 시행착오를 통해 찾아가는 중입니다.


스피킹은 『스피킹 매트릭스 1분 영어 말하기』의 아웃풋 부분을 진행 중입니다. 날마다 그 날 따라 말해야 하는 본문이 주어지며, 본문을 10번 정도 따라 읽고, 글로 적어도 보고, 한글 본문만 보고 영어로 바꿔 말하는 훈련을 합니다. 총 40-50분 정도 걸리는데 여기서 무언가를 더 추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욕심 같아서 참고 있습니다.

영국 사람 Jay와 일주일에 한 번 20분 하는 프리톡을 위해, 대화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연관된 자료를 찾아보고 제 생각을 라이팅하는 데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원래 아무 준비 없이 임했으나 10번째 대화부터는 이렇게 준비를 하고 있고, 프리톡할 때 자신감의 차원이 달라짐을 느껴서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할 생각입니다. 대화가 끝나면 제 목소리만 녹음된 음원을 들어보면서 축어록을 풀고 기록으로 남깁니다. 그리고 대화를 요약해서 2000자 안팎의 라이팅으로 완성하여 원어민이 수정해 줄 것을 기대하며 저널리에 올립니다. 하기 싫다는 마음이 들기 쉬운 방법이라서, 일주일에 한 번 이렇게 하는 것보다는 매일 조금이라도 영어일기를 써보는 것이 어떨까 고민이 되네요.


영어 스피킹 훈련의 동기가 여전히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면 스피킹이든 라이팅이든 계획한 대로 매일 실천하며 기록하는 과정은 제게 상당한 성취감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가시적 성과가 안 나오거나 이 길이 맞나 싶게 실패를 거듭하는 일이 스스로에게 더 의미있고 중요한 일일 때가 있습니다. 저는 영어공부가 그렇다고 믿습니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도 최소 3년은 지금처럼 매일 아웃풋 훈련에 매진할 것이며, 적당히 괴로우면서도 지속 가능한 영어공부 방식을 설계하기 위해 이리저리 궁리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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